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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25-06-17 조회수 : 635
제 목 : 한바위 골에서 255

한바위 골에서 255

 

가득 채워진 물

그 위에 비추는 달은 그대로인데

여물 주던 한열이

어디에 있던가?

포크레인 몰던 재방이는

또 어디로 간 걸까?

지금 여기에

달 뜨고 해 지는 내 선산에서

물속은 깊어

애태워 잠든 내 고향 오복은

저쯤 어디에 잘 있겠지!

 

남편 잃어 혼자된 먼 아짐

새벽녘 그 겨운 설음에 울던

무덤가에 산새는 왜 울어

지나는 날 한숨짓게 하던가?

여기는 내 고향

한바위골 해지는 노을

저리도 고운데

 

길은 멀어

가다가 가다가

또 여기 장곡재 이르러

내접산 돌아가는 눈길은

덕천을 지나고 방촌을 지나서

사미동을 지나고 호복동을 지나면

옻밭골에 이르니

아스라이 먼 추억

또 비처럼 오려나 보다.

 

표고하는 광중이

여물 주러간 한열이

포크레인하러 간 재방이

밤이면 돌아오는데

난 또 그 밤을 기다릴 여유가 없어

집 나간 소를 찾아야 하려는 듯

길을 재촉하여 오는 길

뒤돌아 보고

또 뒤돌아 보며

목메어 무거운 걸음

채워지지 않는 목마른

강 건너 저편에 그 두고 온

무엇을 찾는다.

 

2024년 11월 11

고향가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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