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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24-07-05 조회수 : 71
제 목 : 한바위 골에서 251

한바위 골에서 251

 

충청남도 청양에 칠갑산을 내 어찌 알겠는가?

그저 어느 대중가요 노랫구절에서 들어 아는 것이 전부다.

오래전부터 들어오는 터여서 언제 꼭 가봐야지 했더렛는데,

어찌어찌하다 보니 근처만 한차례 가본 것이 전부이다.

건너 들었던 이야기는 산이 험하지 않아 산행이 쉽다는 것이다.

세상은 변해서 요즘 모르는 것이 있을 수 없는 세상이다.

핸드폰 혹은 컴퓨터로 인터넷 검색하면 뭐든 알 수 있는 세상이니,

우리 부부도 인터넷 검색해 얻는 얕은 말만 믿고,

모두가 나라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총선이 있는 날, 아침 서둘러 청양으로 갔다.

날도 좋아 무난했지만 으레 그렇듯 미세먼지가 안개처럼 세상을 드리우고 있어서 하늘은 가볍지 않아 무거워 보인다.

 

언제쯤이면 하늘이 쾌청하게 맑아, 어릴 적 그 하늘을 볼 수 있으려나 하는 그런 날이었다.

인터넷에서 검색된 좋아 보이는 등산로를 택했으나 도착해 주차하고 나니 웬 사람들이 그리 많은지, 아마도 지방 그저 그런 축제쯤 되는 듯싶었다.

어느 시골길이든 농로 길을 걷노라면 묘한 차분함과 아늑함을 느끼게 한다. 제법 많은 사람이 지나쳐 갔지만 그래도 조그만 계곡이 있는 농로 길을 아내와 손잡고 걷는 기분이란 참 잘 왔다 싶다.

딱 알맞은 장곡사로 향하는 길을 걸어 작지만은 않은 사찰이 있다. 이런 곳에도 절이 있을까 싶은 산비탈에 제법 그럴싸하게 절집들이 늘어서 있다. 좀 특이하게도 대웅전이 둘이라 한다지만 머 볼 것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스치듯 지나 칠갑산 계단 길로 들어섰다.

시작부터 저 많은 계단이 끝이 보이지 않게 늘어서 있어서 오늘 산행이 마뜩잖았다.

그러나 계단 길을 지나니 흙길로 난, 가파르지 않은 길과 소나무 숲길이 이어지고 있어서 오르는 내내 좋았다.

힘들지 않게 정상에 올라 사진도 찍고, 등에 지고 간 음식을 꺼내 먹고 있으려니, 우리 반대편으로 올라온 작은 사내아이 둘이 젊은 부모와 간식을 먹고 있었다.

요즘 아이들 이런 산에도 올까 싶듯, 오늘 본 아이들이 반갑다.

핸드폰이나 컴퓨터 게임에 몰두할 아이들이건만 오늘 저 아이들은 대견스럽기 그지없다.
우리 부부는 두 녀석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시선을 돌려 정상에서 청양군 사방을 내려다보려니, 콩밭 매는 아낙네는 아무리 찾아도 보이질 않는다.

서글프게 넘어가던 노랫가락도, 한 많은 아낙의 사연도, 힘들어 고개 넘던 사람들의 이야기도 지금 칠갑산엔 없다.

남은 건, 예상하지 못했던 험난한 하산길이 버티고 있었을 뿐이다. 오르는 길이 순탄해서 어디로 가든 그러리라 했건만 내려오는 내내 힘들고 힘들었다.

여기까지 왔으니 얼마 전, 도시 생활 접고, 농촌으로 간 처제 부부와 함께 당진에서 우렁이 쌈밥 맛있게 먹었다.

농촌으로 간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터인데 처제 부부는 기대에 부풀어 있는 듯 얼마 되지 시골에서의 삶을 풀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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