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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 작성일 : 2022-05-10 | 조회수 : 1,143 |
한바위 골에서 234
사월에 그믐이었습니다.
싹이 돋아 연노랑 색이었지요.
그 기억 그 추억이
좋았던 일들만 채워두지 않았을 터인데
제 삶에서 나와
모두 주섬주섬 등에 지고
산으로 갔지요.
사람들은 제각각이라
얼굴 한번 이야기 한번
오간 적 없는 사람들
각각의 추억을 간직한 채 모여서
서먹한 듯 멋쩍은 듯
시작했는데
10년인 듯 20년인 듯
마치 한 마을 사람인양
떠들며 갔지요.
술도 있고
과일도 있고
산고양이 까치도 있었지요.
생그런 병꽃도
힘 처진 산철죽도
웃고 있었습니다.
그런 산 속에
고아서 예쁜 사람들
우린 꽃잎처럼 어여삐 둘러앉았지요.
무슨 말 했는지
무슨 말을 들었는지
저에겐
흐터져 기억나지 않습니다.
웃고 떠들고
서로가 기억을 추억을
다투어 나누었지요.
무슨 언어였지
하얏게 지워져 버렸지만
함께 모였고
더 없이 즐거웠던
소중한 느낌만은
바위에 새긴 듯
또렷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또
그날이 기억날 겁니다.
그래서 다시 모일 겁니다
아~~!
소중해서 일까?
벌써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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