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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20-07-16 조회수 : 353
제 목 : 한바위골에서 227

한바위 골에서 227

 

봄이 갔으니 지금은 여름일게다.

시간의 흐름이 어김없으니 지금은 여름.

혼란스런 봄의 공포는

아직도 기세롭게

코 언저리에 머물고 있다.

 

하지 말라는 엄혹한 충고는

지나는 알지 못하는 이의 마스크로 가린 얼굴만큼이나 낯익은 터여서

이제쯤 또 문자 오겠지?

시답지 않은 목숨줄 같은 백신은

번죽거리다 사선을 넘고

이러거나 저러거나 거리를 맴돌아 집으로 가는 나는

혹시나 “열은 없겠지?” 하고

이러다 지쳐 잠만 자야 하는지?

맥 빠진 하루하루가 저물어

여름이 깊어만 간다.

 

 

늙은 부모는

여전히 소리 없이 모습으로도 애절해서

간밤 무사 하시는지

건넨 전화 통화 속에서

너무나 멀어진 탓일까?

무어 할 말이 없어

주섬주섬 몇 마디 건네고서

핸드폰 내려놓았다.

살아온 삶이

왜 이리 후회스러운지!

 

어쩌다 재채기 한번

헛기침 몇 번으로도

체온계 들이대는 무심한 이웃 인심

무어라 했다가는 무뢰한(無賴漢) 되는 세상

저기 저 새라도 그럴까?

온통 마스크만 보이는 전철 안

아무도 몰라보니

그래서 “자유로운 여름이다!”라고

그냥 웃어야지 했다.

 


더불어 사는 거라서

그러니 이런 거라고

마스크로 코며 입이며 다 꼭 숨기고

살아야 하는 거리에서

기침하는 사람 만나면

움찔 놀라 뒤로 물러서며

자가격리에 세상을 져버리려 했다는

무용담(武勇談)을 생각했다.

 

부르기도 쓰기도 좋은

2020년이여!

빨리 보내버릴 수도 없고

내 60에 삶은 또 어쩌랴?

 

2020년 7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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