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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6-10-16 조회수 : 3,704
제 목 : 한바위 골에서 213

한바위 골에서 213

 

더위가 그늘을 나와 아우성입니다.

배짱이가 부러워 거미마저 그늘을 찾아드는 8월이니

새마저 울지 않습니다.

그냥 사는 것이 아니라고

거저 살아온 목숨이 아니라고

풀 베는 경비 아저씨의 역한 땀이

소스라치게 놀라게 합니다.

왔다가 떠나는 새가 되었으면 하고

심통 내던 기억도

며느리밑씻개꽃 같은 부끄러움도

8월의 더위 속에 갇힌 백무(白霧)만 같습니다.

이 처지는 계절에 이일 저일

해질녁 태양이 어깨를 눌러옵니다.

그래도 내가 사는 이유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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