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상위분류 : 잡필방 중위분류 : 스슬에 휴 하위분류 : 문학
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5-07-07 조회수 : 2,536
제 목 : 물이 옷 버는 소리에

- 물이 옷 벗는 소리에 - =원희석=

 

벗어 던지는 소리라 했다 먼지가 나고 목마른,

푸석푸석한 당신의 골짜기에서 누가 옷을 활활 벗어 던지는 소리

안개가 밤새 꼬아 만든 젖은 물새알 하나

바위에 남기고 간 슬픈 빛깔의 소식 하나

갈비뼈 사이 숨어 두근대는 작고 연약한 허파꽈리의 신음소리까지도

모두 벗어 던지는 것이라 했다

활활 다시 벗어 던지고

미련 없이 혼자서 꼭 빈손으로 돌아서라고 했다

거기까지 가면

아무것도 필요 없다고 했다 물렁뼈까지

곰삭아져 물같이 날개도 없고

훈장도 없이

한 점 그대로 머무르는 생명,

한줄기 싱싱한 여름 소나기에 잠시 머무르는 이슬방울,

물의 내장 물의 뼈

물의 말간 피까지 투명함으로 살아 남으라 했다

알몸으로 남아 올라 떨어져 부서져도

온전히 홀로 옷 벗는 물이 발가벗겨져 부끄럽지 않은 하나의 흔적도 없는 물이 되어져라 했다 거기까지, 맨발로 가서, 빈

손으로 꼭 같이 돌아오자고 했다

 

 

--속까지 젖기 위해-- =원희석=

 

늘 푸른 나무에게서

한 그루 잘 마른 영혼의 늘 푸른 나무에게서

배우고 있습니다.

이슬 하나 만나서

함께 웃는 법

바람의 언어로 함께 사는 법

다 삭은 낙엽 하나로 춥지 않는 법 홀로 젖고 있습니다.

우리들 어리석은 욕심의 빗물 위에는 비춰지지 않습니다.

만지지 않아도

부르지 않아도 가

득히 느껴질 때

비로소 속까지 젖는 법

거기까지 물빛 상처로 가서

만나기가 어려운 법

우리는 세상일에 껍질만 젖는 작은 나무상자

| |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