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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 작성일 : 2014-07-27 | 조회수 : 3,277 |
한바위 골에서 198
--떠난 그곳
비오는 해질녘
온갖 것으로 복잡한 심경
비오는 저녁이라서 더 주체할 수 없는 가슴을 쓰다듬으며
근 삼년
거닐던 곳으로 갔지요.
반길 것도 없고 맞아줄 것도 없는 사람들만
분주히 나드는 모습
그래서 더 찹찹하고 무거운 기운만 가득했지요.
늘상 그곳에 있으리라 하고
혼자서 꾼 꿈이
잠시 가슴을 후비고 갑니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함께한 사람들
술 취한 한탄
그래서 젖은 어깨를 무겁게 눌러옵니다.
되돌아올 것을 다짐하며
배가 항구를 떠나 것인데
제가 자리한 어떤 움막도
복숭아 꽃 세상이 아니듯
한번 가면 다시는 뒤돌아 볼 수 없는 곳이 됩니다.
언제나 그렇듯
서글픈 개망초라도
가만히 두면
온천지
만발한 꽃을 피우지요.
그래서
가만히 돌아왔습니다.
슬그머니 돌아 왔습니다.
스치듯 왔습니다.
왜 이래야 할까하며 얼른 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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