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
상위분류 : 잡필방 | 중위분류 : 뜰에 홑 | 하위분류 : 한바위골에서 |
작성자 : 문시형 | 작성일 : 2014-03-10 | 조회수 : 3,214 |
한바위 골에서 186
<한 사내 죽던 날>
사랑한다는 건
고통이라 합니다.
사랑받는 건
아마도
행복이라고
그리 웃어넘길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건
행복이라고 웃을 수만은 없습니다.
춥디 추운 어느날
중년의 한 사내가
난간에 서서
바람을 향해 말을 건네며
하소연 하던 사내가
25층 옥상에서
빈 허공을 가슴에 안고
뛰어 내렸지요.
사랑을 할 수 없었던 사내였지요.
더 이상
사랑이
의미가 없었지요.
사내가
사랑 받지 않아서
제 스스로
삶을 포기한 게 아닙니다.
그가 그리도 절망 한 것은
사랑할 대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아는 건
오르지 한 가지 사랑만이
사랑이라 여긴 탓에
줄 수도 없고
더구나
받을 수도 없는
그래서
절망하던 끝에
삶을 놓아버린 것이지요.
그가 가련한 건
사랑하는 대상도
사랑하는 법도
사랑하는 길도
모른다는 겁니다.
그가
삶을 포기한 건
사랑받지 못해서가 아니라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기
저 돌을 사랑해야지
저기
저 꽃을 사랑해야지
저기
저 하늘을 사랑해야지
저기
저 대나무를 사랑해야지
저기
모두를 사랑해야지
아니
하나, 둘, 셋, 넷, 다섯 명이라도 사랑해야지!
사랑이 고통스러운 건
하는 게 아니라
받으려하기 때문입니다.
| |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