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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 작성일 : 2013-10-20 | 조회수 : 3,248 |
한바위 골에서 178
이래저래 바쁘기만 일상
길을 걷다가 잠시 뒤돌아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반듯하게 걷는 것이라 여기고 있는데
비틀비틀 좌우로 휘저으며 걷고 있는 겁니다.
자세히 보니 뒤뚱뒤뚱 걷고 있기도 합니다.
되돌릴 수 없는 오십고개
언제까지 두리번거리며
뜀뛰기하듯 걸어야하는지
괜한 부아가 심통을 자극하는
그저 파란 가을 하늘입니다.
때는 가을인지라
서늘한 바람이 대지를 가득 채우며
풍요의 결실이 익어갑니다.
뿌린 씨앗도 없으니
거둘 것 없고
기대어 쉴 공간도 없으니
헐렁한 내 품을 탓하는
텅빈 오십고개가 되었습니다.
모두가 바쁜 계절입니다.
저 또한 빠르게 걷고 있기는 합니다.
가벼워서 더욱더 빠르게 걸어야 하는 것입니다.
해야 할 짐이 많아
더더욱 빨리 걸어야 할 것 같습니다.
어제 밤
참외 심는 꿈을 꾸었습니다.
해 지는 서재도 있었지요.
아스라이 보이는 들녘에 태양이
또 떠오릅니다.
부질없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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