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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3-03-10 조회수 : 3,274
제 목 : 한바위 골에서 159 (봄에 정령 그리고 천사)

한바위 골에서 159

 

이른 아침

동녘에 해 뜰 때면

옥상에 오릅니다.

안개가 뒤덮은 세상을 내려다보며

봄에 꿈을 꿉니다

목련꽃 철쭉꽃 진달래꽃

그리고 야생화 꿈을 꾸지요

 

그 추웠던 동토

아직은 때 이른 아침

숨 막히도록 음험하게

안개로 몸을 숨김 거대한 대도시지만

안개가 걷히면 양지 녘에 생명이 움트겠지요

 

그래서

초봄 옷깃을 여미며

그저 그런 희망이 고개를 넘어가고 있는 중년

왜소한 무게에 삭풍이 밀려올 때면

봄이 움트는 초원

봄에 정녕처럼 다가오는 천사를 떠올립니다

 

눈으로 덮인 대지에 푸른 싹이 덮고 나면

먼 곳으로부터 들려오는 모차르트에 클라리넷 협주곡

그 감미로운 음률처럼 다가오는 천사에 목소리에

오늘 또 안개가 쌓인 대지로 내려와

늘상 번거로운 일상으로 되돌아갑니다

 

그래도

제겐

천사가 있으니

커피 한 모금에

거친 대지를 지긋이 밝고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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