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상위분류 : 잡필방 중위분류 : 뜰에 홑 하위분류 : 한바위골에서
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3-02-04 조회수 : 3,271
제 목 : 한바위 골에서 154

한바위 골에서 154

 

도시를 집어 삼키고

자욱이 내려앉은 안개

빌딩도 삼키어 희미하고

질주하는 자동차도 꼬리를 감추었는데

나무도 사람도 뒤덮어 보이질 않는 아침

가볍고 야윈 햇살이 무거운 안개를 감싸고 있습니다

 

무엇도 보이지 않으니 좋다고

옥상에 올라 바라보니

하늘 그리고 안개뿐입니다

움츠릴 필요도 없는 날씨인지라

심호흡도 하고 하늘도 보았는데

산 너머 희미한 얼굴들

이미 잊혀진 이야기들

차오르는 그리움

체념한 눈으로

바라본 하늘은 파래서 서럽습니다

 

그래도

따스한 날

그런 날이 왔으니

날 것 같은 생기가 휩싸여옵니다

싹 트는 봄이 오면

가리라 가리라 다짐하며

부픈 풍선같이 저 너머를 봅니다

| |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