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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 작성일 : 2013-01-31 | 조회수 : 3,188 |
한바위 골에서 153
겨울이라
찬바람 불어
가슴 속 깊은 곳까지 후비고 갑니다
무심결에 바라본 관악산이었는데
눈물 나도록 맑은 하늘아래 돌산의 정경
생각지도 않았던 사실을 들추고 있습니다
오고 간
집과 사무실 거리만큼이나 간결한데
피어오르는 감성과 상상도 간결합니다
그저 빽빽하게 채워지고 다듬어져서
산 넘어 무엇이 존재하는지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상상했던 기억도 없습니다
아니 기억나지 않는 것이겠지요
오가면 바라 본 저 산이
꼭 낯설지만은 않으니까 말입니다
얼굴도 없고 뇌도 없이 바라본 산일지라도
항상 그곳에 있었으니
매양 오가며 바라봅니다
어느 땐 비스듬히 바라보았고
어느 땐 절름거리며 바라보았을 터이지만
지금 창 너머 저 정경이 낯설어
갑작스레 울컥해지는 건
꿈틀거리는 간절한 무엇이 있기 때문입니다
언젠가는 찾아가서 와락 안길
저 심연 깊은 밑바닥에 깔린
형체도 없고 무게도 없는
무엇
아!
그 무엇
차창너머 추운 바위산을 보았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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