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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2-12-22 조회수 : 3,172
제 목 : 한바위 골에서 147

한바위 골에서 147

 

지금

비가오고 있습니다

가을도 아닌데

빗방울이 나그네의 옷깃을 적시고 있는 것이지요

한 겨울 차가운 눈 위로 내리는 빗소리

분명 겨울장미의 숨결도 향기도 아닐 테지요

괜스레 이것저것 들추다가

그 모호함에 소스라치게 놀라고 맙니다

무엇하나 정리되지 않은 갖가지 상념

마치 뱀이 살갗을 감고 올라가는 전율이 됩니다

어제는 활짝 핀 겨울장미

까맣게 죽어가는 모습 앞에서

그 끝을 본 탓이겠지요

 

얼어붙은 길바닥을 미끈미끈 걸어가는 것

그도 걸어가는 방법이니

봄날을 위해

놀라고 서글퍼하지 말 일입니다

비록 매섭게 추운 날

처참한 장미꽃 앞 일지라도 말입니다

 

어어~~

이 비 그치면 또 눈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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