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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2-07-20 조회수 : 3,233
제 목 : 한바위 골에서 120

한바위 골에서 120

 

== 횡성 명성 허브 산장에서 ==

 

간밤에

머 그리 서럽고 심통이 사납기에

밤 세워 노래하고

밤 가득 악쓰는지

점점 묻혀가는 빗소리에도

애닳아간다.

 

그 밤이 지나고

한 새벽 동구 밖에는

승객 없는 버스

두 번째로 경적도 없이 멀어져 가는데

잠들어 깃든 정적

계곡을 쓸고 간다.

 

정적(靜寂)

고구마처럼 싫어서

찾은 인적 없는 강가엔

허름한 농부가 있어

저 꽃이 무어냐 물었더니

표정도 없고 말도 없이

바람이 되어

그냥 스치어간다.

 

늙은 농부가 지나간 강가엔

달도 없는데 달맞이 꽃

미소가 너무 너무 싫었다.

하늘 빛 이슬 맺힌 노란 꽃송이가

맑고 차가운 물처럼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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