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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2-07-07 조회수 : 3,275
제 목 : 한바위 골에서 117

한바위 골에서 117

 

== 부러진 나무 ==

 

타들어가는 대지

버려진 산하에

간밤에 축복처럼 비가 내리더니

포악한 곰파스에 중간으로 부러져 버려

간신히 버티던 한 가닥 가지였는데

비바람에 그만

나머지 가지마저 부러져

사람 다니는 길을 막고 있습니다.

겨우내 찬바람 견디고

겨울지나 그 험한 가뭄 속

비틀거리고 허우적 허우적거리며

목숨 붙여 살아왔건만

부러져 가는 길 막고 누워있으려니

힘들다 귀찮다 아우성뿐입니다.

부러진 가지 붙들어

붙이고 바로 새워도

어찌 할 수 없는 삶

돌이킬 수도 없는 삶

버티고 선 바위틈이라도 뿌리내렸으니

밑동으로부터 싹 나오거들랑

작고 연약한 새로운 삶이라도

탈 없으라고

정성스레 다독이고 밟아주며

긴 염원을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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