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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2-06-27 조회수 : 3,190
제 목 : 한바위 골에서 115

한바위 계곡에서 115

 

계곡엔

마르지 않는 물이 있습니다.

 

어찌 할 수 없어서 찾던

계곡엔

차가운 물이 바위틈 사이로

흘러 나와서

나그네 무거운 발등을 식혀 줍니다.

 

무겁고 더딘

그렇지만 뜨거운 정열

그래서 타들어가는 가슴을

부여잡은 가슴을 식히려

찾은 계곡엔

시원한 물이 흐릅니다.

 

태워도 태워도

시원치 않은 길

옥죄어 오는 삶

흐트러지고 헝클어지고 묶어져 오는 오늘 그리고 내일

훌훌 털어버리려고 찾은 계곡엔

계곡 끝에는 샘이 있습니다.

퍼내도 퍼내도 마르지 않는

샘이 있습니다.

 

오늘

계곡으로 갑니다.

마셔도 허기진 갈증을 위해서

등 봇짐 다 내려놓고서

아무도 없는 숲 속을 지나

계곡 끝 샘으로 갑니다.

 

시원한 샘물로

목을 축이고

가슴 식히고

영혼마저 달래려고

계곡으로 갑니다.

시원(始原)의 샘을 찾아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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