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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 작성일 : 2012-06-18 | 조회수 : 3,430 |
한바위 골에서 113
--개망초2--
예쁘게 피려고 널따란 꽃밭에 피었습니다.
곱게 피었으리라 했는데
지기도 전에 허리 잘려 시들어 가는 건
꽃밭에 피었기 때문입니다.
장미꽃 황매화
화려히 피더니
이곳저곳 탈도 많아
저만치 비켜섰습니다.
예쁘지는 않아도
씨앗으로 맺어야겠기에
그래도
한껏 피었습니다.
가만히 내버려만 주세요!
비오고 해가 가면 말없이 갈 터인데
자꾸만 밀어 내기에
눈길 닫지 않는 아무데나
척박하고 메마른 땅
간신히 뿌리내려
나름 곱게 피었습니다.
그곳이 메말라
목이 타들어가도
그곳이 운 없어
비에 흠뻑 젖어 물속에 잠기어도
내버려만 둔다면
모진 목숨
꽃으로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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