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상위분류 : 잡필방 중위분류 : 뜰에 홑 하위분류 : 한바위골에서
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2-06-14 조회수 : 3,408
제 목 : 한바위 골에서 112

한바위 골에서 112

 

-- 개망초 --

 

어제도 피어있었는데

이른 아침 안개를 속에서도

흔하디흔하게

아무렇게나 개망초는 피었습니다.

여기 저기 질서도 없이

누구하나 곱다고 보아주는 이도 없는데

저 잘난 듯 활짝 피어

유혹이나 하려는 듯 몸을 흔들고 있습니다.

 

뽑아도 뽑아도 기어이

지천으로 피어

항상 그 모습으로

그곳에 피었습니다.

찾는 이도 없고 만져주는 이도 없는데

이러든지 저러든지

아무런 반응도 없이

화려하지도 예쁘지도 않게

꼭 그만큼 피어서

교태나 부리려는 듯 몸을 흔들고 있습니다.

 

향기도 그저 그러려니와

열매도 없어서

버려져 지들끼리 피었습니다.

저 만치 내팽개쳐져 돌봐주는 이도 없는데

그래도 꽃피우고 씨앗 맺어서

한 목숨으로 길이길이 이어가려고

애원하는 표정 감추우고

미소 흘리려는 듯 몸을 흔들고 있습니다.

 

| |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