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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2-06-07 조회수 : 3,224
제 목 : 한바위 골에서 111

한바위 골에서 111

 

한 여자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살갑고 정겹지는 않아도

그냥 옆에라도 있어줄 짝꿍도 없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물처럼

밤 세워 담아도 담아도

빠져나가는 살붙이 자식만 남겨두고서

홀연히 떠나갔습니다.

 

옹골차고 당찬 전설 같은

추억만 흩뿌려놓고서

정작

뙤약볕 양지녁에 채송화처럼 피었다

해지기도 전

나팔꽃처럼 환한 미소만 남겨 놓고

홀로 가벼렸습니다.

 

여자였기에 부드럽고

소장이었기에 당당하고

동료였기에 정겨웠던 삶

채 내려놓지도 못하고

안쓰러웠을 고통

채 나누지 못했는데

정지현!

그 이름 석 자만 남겨두고서

슬그머니 떠나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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