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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2-05-30 조회수 : 3,296
제 목 : 한바위 골에서 110

한바위 골에서 110

 

오는 듯 마는 듯

햇살 사이로 비가 오고 있습니다.

비 오는 계곡엔

지금

작약꽃 피고 키다리 꽃 활짝 핀 계절인지라

아마도

벌 한 마리 나비 한 마리

쥐똥나무 꽃 주위를 맴돌겠지요.

아무도 없는 사무실엔

감미로운 커피

감미로운 음악

저 혼자서 가득하겠지만요.

 

세월은 모퉁이를 돌아서

작약꽃 피는 뜰 안으로 찾아 왔는데

흥도 없고 말도 없는

나이든 남자만

그저 빈 계곡에 앉아

푸념처럼

지나간 일들을 토하듯 읊조릴 겝니다.

 

다 갔으니

그곳엔 풀들만 자라

흔적을 다 지우고 있더이다.

이제는 낯선 외지 사람이 된 난

떠나 간 사람들 그들이

철새처럼 다 떠난 그들이

그리워서

비처럼 내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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