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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 작성일 : 2012-05-21 | 조회수 : 3,239 |
한바위 골에서 109
- 하늘 그리고 나 그리고 길, 넋두리
같은 길
또 같은 길을 스치듯 지나다
저만치 바라본 관악산
험한 바위로 된 삼봉
그 뒤편으로 검푸른 빛 하늘을 보았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햇살은 여름으로만 치다르고
허전하고 가벼운 삶 주섬주섬 등에 지고
같은 길을 터벅터벅 걷는 길가엔
화려했던 이팝나무 그 향연
그 뒤 끝에 뒤틀린 심사만 남았습니다.
괜한 심통
중년의 고뇌는 맑은 하늘 같이
그 끝이 없고
바이스의 진혼곡 같은
괜스런 울럼증만 키워갑니다.
바람마저 외출한
무더운 대낮 12시
점심을 알리는 종이 통화 중 신호음처럼 사무실을 가득 채우기에
밖으로 나와 하늘을 보니
또 검푸른 하늘입니다.
힘 빠진 중년의 눈에도
분명 검푸르고 마알간 하늘입니다.
검푸른 하늘
길은 하늘로만 이르고
그래서
무심결에 본 검푸른 하늘이었습니다.
일부러
피어 흐드러진 장미꽃 길을 종일 걸으며
그 뒤편 그 끝만 상상하는 내게도
검푸른 하늘은
어찌할 수 없는 하늘입니다.
또 하늘만 봅니다.
서있을 수만은 없어서
걷고 걸으며
알 수 없는 길 하늘같은 길을
중년의 막막한 길을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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