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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2-04-17 조회수 : 3,353
제 목 : 한바위 골에서 104

한바위 골에서 104

 

뒤덮듯 피어 젖힌 벚꽃

금방 사그라지는 꽃에 잔치를

그 향연의 먼발치에서

꾹 늘러 참아야 하는 안개 낀

하늘을 봅니다.

눈 끝으로  바라보던 앞산

 

어제는 앞산에 올랐지요.

앙상한 나목 사이로 암벽에 뿌리내린 소나무에 탄성을 발하고

묵혀둔 이러 저리 이야기 꺼내놓으며

숨 턱턱 산으로 갔지요.

말에 잔치, 그 향연 속에

떨어진 꽃잎처럼 군중에 밝혀간 이야기

밤새

안개 같은 후회만 자욱이 내려앉은 밤

그 밤이 지나고

또 안개 낀 새벽을 가르고 직장으로 나가 나는

옥상에 올라 내려다보이는

상가(商街) 옥상에 아무렇게나 흐트러진

에어컨 실외기를 봅니다.

정리 될 것 같지 않은

안개 낀 도시

그 도시에 숨겨진 진실이

오늘은 절절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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