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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2-04-12 조회수 : 3,317
제 목 : 한바위 골에서 102

한바위 골에서 102

 

바람 불어 수상하더니

시름시름 비가 오고 있습니다.

 

꽃 피어 재촉하던 봄

기어이 제비꽃도 피었는데

새는

무어 그리 그리워

해 지는 저편을 보며

고개 세워 지저귑니다.

 

아침엔 안개

오후엔 비가 옵니다.

종일

동녘에 산하도

저편에 계곡도

모습을 감추었는데

새는

꽃피어 화려한 목련화

가지 끝에 홀로 앉아

비에 젖은 깃

흔들어 털어내고는

또 날 것을 상상합니다.

 

흔적은 남겨야지 하고

돌아 본 길

흐릿한 안개만 자욱합니다.

비오는 봄날

젖은 깃

왠지 무겁게만 다가오는 오후

그리고 저녁은

또 스스럼없이 다가오고

저편을 바라보던 새

또 난간에 쪼그리고 앉아

안개 낀 길

바라보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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