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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2-02-27 조회수 : 3,309
제 목 : 한바위 골에서 90

한바위 골에서 90

 

관악산을 스치는 하늘

하늘을 보니

신음소리 같은 아! 탄성만 절로 흐르는

오후

자지러지듯 놀란 눈으로

난 하늘만 봅니다.

 

일 없는 오후를 갉아먹으며

휘휘 저으며 가볍지 않는 발길을 옮겨

허허로운 오솔길을 찾습니다.

갈 곳도 없고 둘 곳 없는 시선

그윽한 눈으로 자꾸 뒤로만 바라보는 건

오늘 따라 흐르는 음악이

길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생각은 잠겨

끝없이 이어진 길

그 길이 무겁고 희미함으로 숨 막혀 오는데

정작 어디로든 가고픈 맘

한켠에선 속살거리는 맘이 있습니다.

에라! 어디로든 떠나 버리자고

모른 체 하늘만 보고 가자고

그래서

괜스레 답답해지는 오후입니다.

해결될 것 같지 않는

뭔지 모를 마음에 그늘만

안개가 된 오후입니다.

 

하늘은 저리도 푸르고 맑아

애태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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