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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2-02-01 조회수 : 3,235
제 목 : 한바위 골에서 85

한바위 골에서 85

 

또 눈이 오려나?

삭풍이 진저리치도록 불어 올 적에

난 옷깃을 여미며

하늘을 봅니다.

지치고 너저분한 삶

힘겨운 나날이 이어지는

그래서 덮고픈 세상에

눈이 오려나 봅니다.

 

서녘 하늘에 드리운 구름 위로

무건 눈을 싣고 오는 건지

스산하고 음침한 하늘

하늘이 지금

무거워 짙게 내려않고 있습니다.

이곳저곳

소중하다 감싸고 있던

보잘 것 없고

하잘 것 없는 조각

맞추어지지 않은 편린

한숨만 쓸어 담던 터전에도

지금

눈 오려나 봅니다.

 

다 덮고 또 덮어서

온 세상도

범벅의 삶, 그 거치른 세월도

다 덮고 덮어

하늘 아래

모두

흰 세상으로

깨끗한 세상으로

자국 없는 세상으로

눈이 오려나 봅니다.

펑펑 오려나 봅니다.

 

201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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