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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1-09-20 조회수 : 3,324
제 목 : 한바위 골에서 64

한바위 골에서 64

--달개비꽃

달개비 달개비
닭의장풀 꽃이 피었습니다.
닭장 앞에서도
돼지우리 앞에서도
어제도 오늘도
아무렇게나 비스듬히 누어있는 듯
곱게 피었습니다.
뽑아내고 털어내고
버리고 버렸는데도
모진 목숨 질기고도 길게
뿌리 없으면 줄기로
줄기 없으면 잎으로라도
비 오면, 비 오는 대로
메마르면 메마른 대로
아침 이슬 한 모금으로
저리도 피었다 지고
또 예쁘게 피었습니다.
한 많아 푸른빛으로
흰 수염 길게 느리고
보아주지 않는 삶
기어이 이어가고 있습니다.

2011년 9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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