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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1-09-15 조회수 : 3,354
제 목 : 한바위 골에서 61

한바위 골에서 61

 

여름 끝자락이라서 인가요?

지금 가을이 시작이라서 인가요?

하늘은 슬프도록 파랗고

과즙은 익어 가는데

여기는

여기에는 새도 울지 않습니다.

아니 새도 없습니다.

꽃도 없고 나비도 벌도 없고

바람도 없습니다.

다가 올 단풍이나 상상해야지 하고

거니는 길엔

이름 알지 못하는 목 잘린 풀들만

쓰러져 발아래에 스칩니다.

그래도

가슴에 담아 둔

다디 단 추억을 꺼내

곱씹으며 바라본 하늘은

가을 가을입니다.

코스모스 그리고 벼 이삭

바람에 스러지는

가을입니다.

보고 파

팔 벌려 뛰어가는

가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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