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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 작성일 : 2011-09-06 | 조회수 : 3,318 |
한바위 골에서 57
너무나도 맑아서
무서워지도록 파란 하늘이었습니다.
서늘한 바람에
하늘하늘 나부끼는 플라타너스 나뭇잎
무거워 쳐진 그 나뭇잎
긴 장마를 지나쳐 왔듯
오늘도 힘없이 손 흔들 듯
흔들리고 있기에
삶 인양 바라보았습니다.
우거지상으로 찌푸린 구름 사이로
흘러내린 더위만
가을의 단맛을 들도록 하건만
갈 길을 재촉하는 듯
나를 채근합니다.
신은
그래도 가을을 주어
나를 이끌어 갑니다.
가라고
가라고
그래도 가라고
맑은 하늘과 구름에 덮인 더위
시원한 바람이 불고 있어도
무거워진 난
더디게
더디게
가고 있습니다.
가을 끝도 아니요
상그릴라도 아닙니다.
그래도
가고 있습니다.
너무나도 맑아서
무서워지도록 파란 하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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