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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1-07-26 조회수 : 3,334
제 목 : 한바위골에서 43

한바위골에서 43

 

엉클어지고 흐트러져 있어도

섬뜩하도록

걷고 있는

나는

앞만 보고 있어서가 아니다.

 

하늘이 아닌 땅을 걷고 있는

저 비둘기

쓰러질 듯 느리게 걷는

아무 일 없어 한가한 좌판 앞

서둘러 걷고 있는

나는

멀리만 보고 있어서가 아니다.

 

넘어질 듯

질퍽한 아수라의 땅

갈 수 없어 돌아가는

제자리만 걷는

나는

땅만 보고 있어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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