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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1-07-04 조회수 : 3,229
제 목 : 한바위골에서 26

한바위골에서 26

 

고요마저 잠들어버린

비오는 밤이 지나고

부산한 월요일의 수선스러움이

한순간 지나쳐간 탓일까?

한가한 대낮의 나른함이 엄습해오는데

더불어 시름마저 내려놓는다.

 

이제 막

누군가 왔다가 갔는데

무슨 일이 어떻게

왔다가 갔는지 모를

소나기처럼 지나쳐 갔다.

 

비가 왔으니

그에 맞게 무언가

무너지고 터졌는데

사람들만 아우성이다.

 

모두가 제자리인데

까닭 없이

내가 앉은 자리에

고통이 머물다간다.

 

수리산 계곡에 물줄기는

세차게 흐르는데

무심히 흘러

바다로 가는데

내가 보고 있는 터전엔

무어 저리 흐트러지고

부딪치는 몰골로

남아 있는 걸까?

 

물처럼

바람처럼

그렇게

살 수는 없는지

맑게 갠 하늘만

처량히도 푸르다.

 

내일은

더 좋은 일만 있으려고

저러나 보다.

맑게 갠 날이니

그러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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