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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1-06-27 조회수 : 4,010
제 목 : 강가에 앉아서 64

강가에 앉아서 64 

 

                                         <길 잃은 고향길>

 

 

 

 

가슴 두근거리고

 

가슴 조리고

 

천릿길 남녘으로 달려갔건만

 

바람

 

바람 뿐

 

세차게 불어 지친 비만 내린다.

 

 

 

화난 듯 세찬 바람

 

비마저 미친 듯

 

산허리 몰아치며

 

퍼붓듯 내리는 저 빗방울

 

아무리 보아도

 

지나가는 나그네를 책하는 건 아닌지

 

빗속에 숨은 뒷산자락

 

그 모습마저 감추었다.

 

 

 

이래저래 만난 사람

 

그 기억 희미해져

 

그 모습마저 늙어간 사람

 

이제는 볼거나

 

혹시나 마주치지나 않을까

 

이곳저곳 뒤적이건만

 

내가 보고 온건

 

시퍼런 물과 물에 잠긴 시름뿐이던가

 

 

 

고향 찾은 나그네를

 

와락 끌어안은 건

 

바람과 비뿐이던가

 

어째

 

비와 바람만 있고

 

내 친구 머시기

 

있었던가!

 

없었던가!

 

밤새워 찾았건만

 

 

누굴 보고 왔는지

 

그저 가물가물

 

형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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