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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1-05-31 조회수 : 4,057
제 목 : 안젤리나 졸리의 먼발치

안젤리나 졸리의 먼발치

 

난 안젤리나 졸리를 잘 모른다.

허리우드 영화로 익히 알려진 배우지만 난 평상시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졸리가 무슨 영화에 무슨 역을 맡아 연기를 하였는지 모를뿐더러 영화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무엇인지도 모른다.

단지 인터넷을 통해 수많은 정보가 널려 있고 이를 통하여 건져 들인 정보를 통해 보면 이렇다.

 

안젤리나 졸리를 두고 관능적 섹시미를 가진 여배우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미국사람만이 그런 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 중에 그런 사람이 많다고들 한다.

남자로서 섹시한 모습을 가진 여자라면 그냥 지나치기가 쉽지 않으리라.

적어도 생식능력을 가진 남자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고, 여자라 해도 그런 남자들로부터 눈길을 받는 그녀를 부러워 할 것이다.

관능미 넘치는 몸으로 출세할 수 있는 세상에 태어났다는 사실이 그녀를 풍요와 명예를 다 갖게 하는 원인이 되었을 게다.

사실 그녀가 100년 전에만 태어났어도 지금과 같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200년 전이라면 그녀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한 그저 섹시한 요부에 지나지 않았을는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와 같은 나라에 살았다면 그녀는 광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니 기생이나 머 그런 일에 종사했음 직하지 않은가?

하지만 그녀는 21세기에 태어났다.

 

그녀가 섹시한 관능미만 가졌더라면 그저 그런 배우가 되었을 것이라고들 한다.

그에 더하여 그녀는 벌어들인 돈으로 힘들어하는 가난한 나라 사람들을 돕고 있다는 사실과 호화스런 생활을 누리고 있다는 이질요소를 감안하더라도 그녀에 대한, 사람들의 호기에 찬 사랑을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그녀가 관능적이고 섹시한 여배우가 아니라 그냥 배우이기를 원한다고들 말한다.

또 누가 머라 해도 지 할 짓 다하고 산다고 하지 않던가.

그게 사람들로 하여금 좋게 보이든 그렇지 않든 전혀 게이지 않는다고도 한다.

결혼을 세 번 했고, 마약도 했으며 심지어 자해소동을 벌이는가하면 갖가지 문신을 몸에 새기곤 했다.

이처럼 평판이 좋은 일, 평판이 나쁜 일을 개의치 않고 자기 생각대로 행한다고 한다.

그게 어디 쉬운 일이던가!

여배우로서 평판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 평판으로 얼마나 많은 여배우들이 소식 없이 쓸쓸히 사라져 가던 것을 생각해볼 때 그런 그녀의 돌출된 행동은 경외스럽기 조차 하다.

그렇다고 그녀가 타락하고 자유분방하고 경망스럽기만 한 것은 아니다.

낳은 자식이든 아니든 그녀는 남편과 함께 6명의 자녀를 양육할 뿐만 아니라 비록 결혼을 세 번씩이나 했다할지라도 현재 남편을 두고 있는 지극히 가정적인 여자이기도 하다.

그런 것들이 스타로서 가장된 행위라 할지라도 말이다.

그렇게 하고서도 그 인기와 눈길을 한눈에 받으며 부와 명예를 축적할 수 있다는 게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다.

 

하지만 내 나이 50이 넘고 보니 그 섹시한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그다지 커다란 호기심을 자극하지는 않는다.

솔직히 말하건데 그녀의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오드리헵번의 청순한 미도 아니요, 잉그릿드 버그만처럼 지적인 미도 김태희처럼 완벽하지도 아니하지 않는가!

또 눈꺼풀 벗겨지면 사라지는 게 관능적이라고들 하지 않던가?

난 원래가 청소년 적부터 배우에 대한 동경이 별로 없었다.

청소년 적에 스모키라는 팝 가수의 노래를 좋아하기는 했어도 그 구성원의 이름도 모른다.

알려고 노력해 본 적이 없다.

그렇듯 배우에 대한 동경이 별로 없었던 경험에서가 아니라 그런 것에 대한 자극을 별로 받지 않는 성향 탓이리라.

그럼에도 몸 하나로 거부가 될 수 있고 호화스런 생활을 즐기고도 가난 사람을 도와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부럽다.

먹고 산다는 사실 하나도 어찌할 수 없는 삶을 근근이 이어가는 나로서는 그렇듯 맘껏 호기를 부리며 산다는 것 그 자체가 부럽고 존경스럽다.

그녀가 시대를 잘 만나 그러려니 하고, 생각하려 해도 그녀에 제멋대로의 삶을 살면서도 부러움에 대상된다는 사실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지극히 예외의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삶에 태도이다.

분명 그녀가 그리 되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남모를 무언가가 있을 터인데 이는 타고 난 것도 있을 것이며, 시대를 잘 만난 탓도, 피나는 노력도 있을 것이고, 유별난 운도 있을 것이다.

 

죽어라 일해도 빛 없이 살 수가 없는 세상을 등에 지고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단 하루라도 맘껏 살아가는 사람이 어찌 부럽지 않을까.

제멋대로 살고도 넉넉하다는 사실이 부럽기만 하다.

 

2011년 5월 31일 날

문시형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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