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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 작성일 : 2011-05-23 | 조회수 : 3,805 |
강가에 앉아서 56
<계곡에서 5>
계곡을 떠나려 한다.
계곡 밖에 강나루 향한 그 눈길을
내 애써 외면해 왔건만
강나루를 향한 염원
져버려야 한다고 속으로
염원하고 기도도 했건만
기어이 강나루 저편
강 건너 저편으로 가려 한다
다 가버린 계곡
수렁 같은 질곡에
혼자만 두고 저편으로
도원을 찾아서 간다
저편엔
세상이 있고
난, 혼자다
어차피 짐 지워진 삶
뭘 그리 한스러워
저편을 보는 걸까
등지고 앉아 버리는 걸
묻지도 걷지도 않았다면
그곳에 작약이 피지도 않았을 걸
살구꽃 들꽃 …
아무도 없는데
오늘은 나루터로
오늘은 언덕 위 느티나무로
오늘은 동구 밖 모퉁이로
오늘은 뒤 산 정상으로
오늘은
저 혼자서
매양 음악이 흐른다
들어줄 꽃들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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