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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 작성일 : 2011-05-23 | 조회수 : 3,804 |
강가에 앉아서 53
<계곡에서 2>
무얼 그리 다 주어 버렸기에
초저녁 찬바람에
하얗게 보내버렸는지
초췌한 갈대여
갈대는 갈대여서
쓰러지지 않으려
한 줌 바람을 움켜잡고
일어 서려만 하느냐
떨어지는 너불거리는 낙엽이여
떨어질 낙엽이여
봄은 그렇게 가고 오는 것
오는 봄이여
봄은 봄인지라
새로움을 꿈꾸지만
익혀진 봄을 꿈꾸지만
혼자서만 아름다우려 꽃을 피우느냐
꽃은 피웠다 지는 것
숱하게 꽃은 피우는 것
시드는 꽃을 보며
하얀 밤, 시드는 꽃을 보며
시름 시름 떠나지 못하는 봄이여
돌아설 수 없는 봄이여
시선을 잃은 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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