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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1-02-06 조회수 : 3,487
제 목 : 강가에 앉아서 43

 

 
강가에 앉아서 43
 
-안개 낀 山頂에서-
 
보이지 않으니 안개다
산에 올라 본 산천도 보이지 않으니
안개 때문이려니
보려 해도 보이지 않는 산천을
산 정상에서 보려한다
보이지 않는 산하를
 
까마귀 날고 낙엽 진 나무들 사이로
걸어도 찾을 수 없는
등성이 산길을
돌아 찾아 나서는 사람들
땀 흘리고 헐떡이는 숨소리도
아득히 멀지 않은 그 무엇이 있어서 일까
잡힐 듯 아스라이 보일 듯
찾아 나서기를 얼마였던가!
 
손바닥 산정에 올라
안개로 혼탁한
눈앞에 세상과 삶을 부둥켜안고
또 얼마나 안개를 원망만 했던가 
살아 숨쉬기에
정상 아닌 정상에서
애써 위무하며
어디가 가야 할 곳인지
내려가는 길만 보이는
안개가 가린 저 세상
내 켠 등에 진 짐만 누르는데
땀 흘려 간다
보이지 않는 저 정상을 향하여
뚜벅 뚜벅 긴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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