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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1-01-31 조회수 : 3,501
제 목 : 강가에 앉아서 42

강가에 앉아서 42

때 잊은 외투를 걸치고
낡은 의자에 앉아
벽을 마주하고
시큼한 막걸리를 마시며 부르던 노래는
기억할 수 없는 것이라고
꿈꿀 수 없는 것이라고
오로지 하얗게 사는 것이라고
나 혼자만 부르는 노래
누구도 듣는 이 없고
따라 부르는 이 없는 노래를
나는 그렇게 부르고 또 부르건만
돌아오는 메아리는
참담한 후회와 오욕뿐인걸
영원을 꿈꾸며 영원을 노래하는 나
오늘 내 눈에 비치는 모든 건
그저 하강하는 오십에 중년
벽엔 여전히 나불거리는 신문기사에
추락한 사연이 어른거리고
일어서려다 쳐다본 하늘은
파랗다 멍들어서 파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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