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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 작성일 : 2010-08-15 | 조회수 : 3,358 |
강가에 앉아서 24
너른 들녘에는
비만 오는데
그것도 퍼부어 대는데
저기 저 두루미는 무얼 찾아
두리번 두리번 느린 걸음걸이로
논둑을 거니는 걸까
무얼 찾는 저 두루미
누굴 닮아
저리 먼 곳만 쳐다보며
느리게 느리게 걷는 건 아닌지
그래서 난
지금 두루미를 본다
비 내리는 들녘과 두루미
그리고 나
무얼 갈망하여
저 먼 산만 찾는 건지
저 두루미 발 밑 펼쳐진 세상은 어쩌고
긴 다리 살포시 들어
질퍽이는 논둑길 걸어
날 것을 상상하는지
지금 비만 내리고
날개는 젖어 퍼덕일 힘마저 빠져나가던
오후의 더위건만
긴 목도 목이려니와
다리는 왜 이리 길어
힘겨운
아스라이 먼 저곳만을 보는 걸까
너른 들녘엔 지금 비가 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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