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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0-08-15 조회수 : 3,330
제 목 : 강가에 앉아서 24

 

강가에 앉아서 24

 

너른 들녘에는

비만 오는데

그것도 퍼부어 대는데

저기 저 두루미는 무얼 찾아

두리번 두리번 느린 걸음걸이로

논둑을 거니는 걸까

무얼 찾는 저 두루미

누굴 닮아

저리 먼 곳만 쳐다보며

느리게 느리게 걷는 건 아닌지

그래서 난

지금 두루미를 본다

비 내리는 들녘과 두루미

그리고 나

 

무얼 갈망하여

저 먼 산만 찾는 건지

저 두루미 발 밑 펼쳐진 세상은 어쩌고

긴 다리 살포시 들어

질퍽이는 논둑길 걸어

날 것을 상상하는지

지금 비만 내리고

날개는 젖어 퍼덕일 힘마저 빠져나가던

오후의 더위건만

긴 목도 목이려니와

다리는 왜 이리 길어

힘겨운

아스라이 먼 저곳만을 보는 걸까

너른 들녘엔 지금 비가 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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