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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0-07-02 조회수 : 2,729
제 목 : 고향 추억

 

고향 추억
 
안개가 내리는 아침이야
사각에 대도시 큰 빌딩을 휘감아
자욱이 안개가 내리고 있어
내 어릴 적 그 들녘에
이른 아침 안개가 내리고
긴 여운이 깃든 듬뿍이 울림소리 들녘을 채우던 날
그 안개 속을 뚫고
짧은 단발머리 곱게 빗어 넘긴 소녀가
논둑길을 사뿐거리는 걸음걸이로
플라타너스 숲으로 감추어진 학교로 가고
그리곤 해질녘
한창 개구리 울어 젖히던 그 논둑길을
흐트러진 단발머리 더풀거리며 사라져 가던
그 들녘엔 여전히 농부는 논을 매고
아낙은 점심 꾸러미 머리에 이고
분주히 걸어가고 있을까?
물만 출렁일 그 들녘에
말이야!
점심때가 다 되어도
걷히지 않는 안개를 탓하며
보고 싶고 가고 싶어서
빡빡머리 소년 그리고 단발머리 소녀들에
문자 보내고 있어
--시형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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