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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 작성일 : 2009-08-04 | 조회수 : 2,622 |
오시어요.
빈재넘고 장국재 넘어서
함바위 계곡으로 오세요.
파랭이꽃 진달레꽃 자운영꽃 꺽어다
어느 봄날
군에 간 아들, 죽어 돌아와 묻힌 무덤가에
꽃처럼 뿌려놓고서
시름에 젖어 지팡이 세워두고
고개넘어 머~언 저 곳
엄마처럼
오시어요
빈재 넘고 장국재 넘어서
함바위로 오세요
물소리 바람소리 휘바람소리 안아다
넘칠 것 같아 아스라한 노두길에 플어놓고
봄날 나어린 동생 들쳐업고 보리 순 캐며
노래 흥얼리던
언니처럼
오시어요
빈재 넘고 장국재 넘어서
함바위로 오세요
누런 소 누렁개 노랑다람쥐 데려다
돌아 돌아 들녘을 지나 언덕배기에 매어놓고
무겁디 무건 바지게 내려 넘어질 듯 받쳐놓고
머어언 허공에 휘바람 불고 앉아
보름 모퉁이 돌아가는 버스 바라보다
잔주름 늘어 늙어간
형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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