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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 작성일 : 2025-04-25 | 조회수 : 177 |
한바위 골에서 247
<퇴사>
우리는
아무런 선택의 여지도 없이
그리고
아무 거리낌도 없이
물처럼 많은 세월 엉키어 갔더렜다,
마치
인다라에 구슬처럼 말이다.
다듬어 다진 것도 아니다.
그냥
아무런 다툼도 없이
세월이 흘러간 것이다.
그런데
갑작스레 흐트러져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강 건너 저편 어디로
돌아올 수 없는 길이라 했다.
누구든 주어진 길을
각자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을
가는 거다.
그러니 막다른 길이라 하고
각자의 길로 가는 것이라
하면 되는 것이다.
갑작스러워
혼란스러워도
얼마쯤 세월이 가면
새벽녘
역시나
하늘과 땅을 가르고
태양이 떠 오를게다.
그러면 인다라의 구슬도
하나씩 하나씩 풀리어가다가
문득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그 날들이 잊히겠지?
그러니 지금은
가만히 보기만 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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