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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 작성일 : 2022-02-06 | 조회수 : 1,686 |
한바위 골에서 233
<설날>
밉살스러운 눈이 오고 있습니다.
그것도 함박눈이
애간장 녹이며 수북이 쌓이고 있습니다.
같잖은 직업의식이라지만
떨치지 못하고
시름시름 하다가
드디어 관리사무소로 나왔습니다.
'명절인데 뭐 하러 왔냐고'
퉁명스런 당직기사와
눈치우다 돌아왔지요.
누구에겐
들뜨게 하는 아름다운 눈이지요.
새하얀 눈이라 마음을 정화해준다고도 하고요.
그런 눈이라도
우리에겐
그저 치워야 하는 눈일 뿐입니다.
치우지 않으면
문제가 되는 반가울 수 없는 눈이지요.
혹자는
머그리 부산떠느냐고
머그리 유별떠느냐고
그 승질머리 때문이라
할지도 모르지요.
그래야 할 것 같아서
2년 후 그때를 위해
무어 하나라도 올려놓아야 할 것 같아서
이렇듯 하나하나 올려놓으면
좀 나을 듯해서입니다.
늦은 온밤
베란다 창문을 열고
또 눈 오려나 하고
찬 바람을 맞서고 있습니다.
새해 첫날
첫눈이 오면
풍년이 온다던 그 새해가
우리 앞에 있습니다.
그래서
기다림이 깃들어옵니다.
첩첩이 쌓인 하자 보수도
스스럼없이 다가오는 위•수탁 재계약도
끝도 없는 A씨의 부질없는 민원도
한없이 하강하는 처우도
다~~ 내가 지고 가야만 하지요.
그 누구도 대신해주지 않지요.
오르지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그래서
다짐해봅니다.
그래도 지금은
새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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