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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 작성일 : 2016-08-04 | 조회수 : 3,419 |
한바위 골에서 212
빈자리
울타리 없는 곳에서 살지요.
언제든 갈 수 있으니
자유랄 수 있을 겁니다.
“빈자리되면 어쩌지?”
하늘 없는 벽이었다고
허허허 읊조리겠지요.
가면 오는 것이라고
그러면 되었는데
풀썩 앉아 버리는 건
아마도
항구를 떠난 배에
추억 때문 일겝니다.
포구엔 또 오고 또 갑니다.
있었던 과육에 달콤함만 남아
나그네 추억을 들추겠지요.
언젠가 떠난
작은 단발머리 소녀처럼
흐릿한 그림이 되어
누런 신문지처럼 더덕더덕 붙인 동창에 서리겠지요.
오랜 상처처럼
아물지 않는 빈자리가 될까 하고
웃는 건
울타리 없는 뜰에
많은 이야기들 때문입니다.
가고 오는 건
인지상정
그래서 허허허
창문너머 그림자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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