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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 작성일 : 2016-06-24 | 조회수 : 3,385 |
한바위 골에서 211
느티나무 -- 지난 겨울 전지작업했더니 저리 되었습니다.
지난겨울이었습니다.
멀쩡한 나무 목 자르고 팔 자랐지요.
그리고 말합니다.
“다! 너를 위하는 일이라고…”
길고 매서운 추위 속에 어찌 견디었는지
저는 모릅니다.
지난 봄날 낭자히 눈물 흘리던 모습만
애처로이 보았을 뿐입니다.
잎이며, 가지로 보내야 할 수액을
눈물로 흘리더이다.
그런 나목이 지금 가지를 내밀고
싹을 틔우고 있습니다.
그것도 발악을 하듯이 말입니다.
너무나 치열한 몸부림에
무슨 일이라고 일어 날 듯 했습니다.
아마 살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흘리던 눈물로 눈물로 한탄하다가
그래도 살아야겠기에
저리 되도 않는 꿈을 틔우려고 합니다.
내리는 불볕에 계절은 분명
저 무지무지한 발악
가만히 있지 않을 터인데
어쩌란 말입니까!
날은 가물어 포악한 더위에
저 이글거리는 태양은 더디 넘는데
저리 많은 가지와 잎으로
이 계절 갈망으로
서서히 야위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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