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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5-11-08 조회수 : 3,597
제 목 : 한바위 골에서 208

한바위 골에서 208

 

이쯤 있을 때는

그저 그러려니 했는데

바람도 불고 비도 오고

꽃지고 나무마저 그 자리를 져버릴 만큼

세월은 냉큼 가버렸습니다.

 

또 가을오니

겨울도 올 것입니다.

항상 그곳에 있을 것 같은 이들

그런데 점점 희미해지더니

이제는 저편 사람들이 되어갑니다.

손짓도 할 수 없는 번거로움에

무어 그리 부산하던지

 

인디라의 구슬같이 얼 퀴어 가더니

미약한 손짓

그로는 무엇 하나 시원해지지 않는 미약함

그냥 되리라 했는데

뒤돌아보니 저 멀리 희미한

저편에서 얼굴만 가물가물거립니다.

 

해도 해도 끝없는 길

그 길에서 진정 가야할 길인지

막막한 답답함이 휘감아오는 것은

가는 길에 만난 사람들이 흐릿하기 때문입니다.

두고 갈 수 없어

가벼워진 내 길

원망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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