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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3-04-30 조회수 : 3,205
제 목 : 한바위 골에서 163

한바위 골에서 163

 

숱한 꽃잎이 날리는

뒤덮은 벚꽃 거리를

사람이 가득 채웠습니다.

진달래꽃 수놓은 산길을 따라

형형색색 화려한 옷차림으로

사람들이 물결치듯 지나쳐 갑니다.

모든 것이 함께 뒤엉켜

순서도 없고 질서도 없이

마치 목련꽃처럼 한꺼번에 피었다

동시에 떨어지고 있습니다.

자동차는 거리를 가득 채웠고

사람은 거리를 넘칩니다.

모든 게 함께인데

무엇이 문제인지 나는 모릅니다.

 

가끔은

아무도 없는 산정(山頂)에서

홀로 지는 해를 상상하다가는

얼른 내려옵니다.

외로운 외딴 무인도를 찾았다

잠시 머물렀다가는

곧바로 나와 버립니다.

사막에 홀로 자란 풀포기를 찾다가

찾지도 못했는데

되돌아 금방 나와 버렸습니다.

두렵기 때문입니다.

 

근데도

홀로 서서

한밤이 다되도록

해지는 광경을 지켜보는

나를 발견합니다.

외딴 섬 무인도

초막에 초롱불 밝히고

턱 괴고 앉은

나를 깨닫습니다.

오아시스도 없고 언덕도 없는 사막

이제 막 해 뜨는 고비 사막을

마냥 걷는 나를 발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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