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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2-11-10 조회수 : 3,133
제 목 : 한바위 골에서 139

한바위 골에서 139

 

삭풍이 불어

한꺼풀 걷어낸 거리에

낙엽이 지고 있습니다

시절이 다한 탓에

거스를 수 없는 대지가

홀씨 날리듯

웃을 벗어버리고 있는 것이지요

한 겹에 세월이 흐트러져

추스릴 수 없는 계절

겨울이 오는 탓에

해지고 터진 가슴을 가진 나그네만

낙엽이 겨워서

세월이 무겁고 또 세월이 가벼워서

바다로 갑니다

돌아 올 항구도 없이

먼 바다로 갑니다

언약(言約)도 기약(期約)도 없이

홀로

바다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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