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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2-11-02 조회수 : 3,284
제 목 : 한바위 골에서 138 --꽃

한바위 골에서 138

 

꽃이 있습니다

탐스런 빛깔로

풍기듯 웃는 모습이

불안한 바람을

잠재워 놓습니다

그래서

보고 싶다 앙탈하듯 찾아갔더니

그 꽃은 그대로였습니다

폭풍우 치던 날

두려움에 돌아서서

슬그머니 고개 내밀어 올려다보니

여전히 웃고 있더이다

어제는 햇살에 시들어 있더니

오늘 보니 그 햇살은 여전한데

또 웃고 있더이다

바람 불어 길을 잃은 배

배도 항구로 찾아옵니다

바람 불어 길 잃은 나그네도

꽃을 찾습니다

그리곤 슬그머니 남몰래

담 너머로 그 꽃을 봅니다

오늘은 하늘이 맑아

꽃이 보고 싶었는데

어제는 날 궂어

꽃이 보고 싶더이다

괜스레 보고 싶어서

흔들리는 만추의 코스모스처럼

재워지지 않는 바람이 되어

자꾸만 꽃을 찾습니다

그리워서 저만치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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