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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2-09-26 조회수 : 3,828
제 목 : 한바위 골에서 132 --갯메밀

한바위 골에서 132

 

== 갯모밀

 

돼지나 먹는 풀이라 돼지풀라고 했습니다

천하고 흔하디 흔해서

돌봐주는 이 없고

개울가 한켠에 우리들끼리만 모여

깨끗하던지 말든지

물만 있으면 꽃으로 피었습니다

 

혹시나 하고

산목련 산철쭉 산벚꽃 패랭이꽃

-지고, 마르거들랑

슬그머니 피었습니다

들국화 코스모스 투구꽃 피기 전에

얼른 피었습니다

 

갯메밀 아니 갯모밀로

하얗게 분바르듯 지천으로 피우고

멋 부리듯 분홍꽃 흩뿌려 단장하고

꽃이었으니 꽃으로 피었습니다

 

이름도 더부살이 갯메밀

천하게 자랐지만

그래도 꽃이었으니

꽃이고 싶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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