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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시형 작성일 : 2011-12-09 조회수 : 3,266
제 목 : 한바위 골에서 78

한바위 골에서 78

 

눈이 오고 있습니다.

파란 하늘에 구름도 없는데

이른 새벽부터 눈이 오고 있습니다.

차마 쌓일 수도 없는 눈이

쾌청한 하늘을 가르고

메마른 대지와 앙상한 裸木를 등지고서

훨훨 내리고 있습니다.

세상만사 관심을 잃은 강아지의 눈앞에서도

어깨 처진 장년의 눈앞에서도

한없는 자유로움으로

느린 템포와 박자도 없이

날 추운데, 없는 이의 가슴을 타고

춤을 추듯 너울거리며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201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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